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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길이 이어져야 할 색 고운 전통, 덕치전통한지
작성일 : 2021-08-03 조회수 : 212
한지 장인을 만나다 - 4편

한지는 가장 전통적인 소재인 동시에 가장 창의적이고 새로운 소재입니다. 과거의 유물이 아닌, 현대 사회에서 살아 숨 쉬며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매개로서 한지를 조망하고자 특별 기획 콘텐츠를 마련했습니다. 한지를 창의적으로 재해석, 재창조하는 창작자들의 이야기와 각자의 방식으로 우리의 문화를 지켜 나가는 전국의 한지 공방 19곳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한지문화산업센터 소식지 제1호에서는 4곳 공방의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고궁한지 / 대성한지 / 대승한지마을 / 덕치전통한지 / 문경전통한지 / 성일한지 / 신풍한지 / 신현세전통한지 / 안동한지 / 용인한지 / 원주전통한지 / 원주한지 / 이상옥전통한지 / 장지방 / 전주전통한지원 / 천양피앤비 / 천일한지 / 청송전통한지 / 청웅전통한지
 

길이 이어져야 할 색 고운 전통, 덕치전통한지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아버지에서 다시 아들로. 덕치전통한지는 우리나라 한지 생산 명소 중 하나인 전북 임실에서 4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북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경력 60년의 김일수 지장에서 아들 김장석 지장으로 이어지는 전통 방식. 그 안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요?
 

©최형락
 
덕치전통한지에서 나오는 감물염색지는 언제봐도 색이 참 곱네요!
우리 공방에서는 생감으로 염색을 하거든요. 저는 닥도 직접 기른 국산만 고집해요. 태국, 중국 등 수입닥을 쓰면 저희가 만드는 종이처럼 좋은 질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아요.
 
감물 외에 염색에 쓰이는 다른 재료도 있나요?
전통 외발지에 치자, 복분자, 황토, 감, 심지어 이끼 같은 재료로도 색을 냅니다. 이끼로 염색을 한다고 하면 의아하게 생각하는데 이걸 채집해서 널어놓으면 불그스름한 빛깔을 띱니다.
 
감물염색지 외에 또 어떤 종이를 만들고 계시는가요?
서화용 순지나 창호지, 벽지 등을 생산하고 있죠. (종이를 가리키며)이 얇은 종이는 안경지라고 부르는데 공예품에 들어가고. 공예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죠.
 
제작 공정이 궁금합니다.
베어낸 닥나무는 묶은 뒤 솥에 삶고 껍질을 벗긴 뒤 물에 담근 상태에서 칼로 긁어 냅니다. 긁은 닥나무 껍질을 다시 말리고 냇가의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낸 후, 밀대나 콩대 삶은 재로 잿물을 만들어 삶습니다. 삶은 뒤 건져서 물에 담가 씻은 뒤, 닥풀을 넣고 방망이로 두드리고 통에 풀어 한 장 한 장 떠서 건지는데 대략 10여 단계쯤 되죠.
 

©최형락
 

©최형락
 
4대째 이어서 한지를 만들고 있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할아버지, 아버지, 저와 제 큰아들(김장석 지장)까지 이어지고 있죠. 아버지도 이 자리에서 종이를 뜨셨습니다. 아들도 종이를 잘 만들어요. 사는 곳은 전주인데 주말에 와서 배우고 일을 돕죠. 예전에는 한지 만드는 집이 여럿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남지 않았어요. 저는 어쩌다 보니 끝끝내 버티고 있지만 말이죠.
 
젊은 시절부터 전국을 다니며 종이를 판매하셨다고 들었어요.
총각 때는 순창에서 열리는 1일장, 6일장을 다녔어요. 그림 그리는 사람한테 주문받으려고 국제시장, 포항, 울산 등을 누볐죠. 판로는 내가 개척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감나무 밑에서 가만히 입 벌리고 있다고 감이 떨어지나요? 열심히 노력해야죠. 종이를 만드는 것도, 파는 것도.
 

©최형락
 
김일수 지장님은 고집스럽게 전통 방식을 고수해 전북 무형문화재까지 지정되셨죠?
기분이 좋더군요. 지역에 연예인이 와도 자그마한 플래카드 하나 거는데 무형문화재라고 플래카드 세 칸을 주더군요. 사진까지 넣어서(웃음). 
 
요즘은 해외에서도 한지 제작에 관심이 많아요.
맞습니다. 작년 겨울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스라엘 아가씨가 전통 한지를 배우겠다고 전주까지 왔어요. 한 달 넘게 머물면서 함께 방에서 닥을 벗겼죠. 한지 장인하고 일하는 게 마음에 드냐고 물어보니까 오케이라고 하더군요(웃음).
 
정말 긴 세월 한지 외길 인생을 걸으셨어요.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
제 나이가 일흔셋입니다. 한지를 만드는 과정이 녹록치 않지만 자긍심이 있죠. 이제는 나이도 있고 베풀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주소 | 전라북도 임실군 덕치면 장암 1길 37-94 (우편번호 55943)
전화 | 063) 643-5204

 

* 이 인터뷰는 한지문화산업센터가 2019년 19개 한지 공방을 취재한 내용을 중심으로 요약·발췌·재구성한 것입니다. (진행 : 로부터)
한지문화산업센터 소식지 제1호 - 전통과 창작 사이, 이 시대의 한지
[interview] 후대에 전하는 가치, 대승한지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