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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한결 같은 단단함, 이상옥 전통 한지
작성일 : 2021-12-01 조회수 : 423
한지 장인을 만나다 - 13편

한지문화산업센터는 한지 문화의 아름다운 전통을 잇고 있는 전국의 한지 공방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지를 향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19개 공방의 역사와 철학, 특징 등을 하나하나 짚고 있죠. 그 세 번째 순서로 용인한지, 원주전통한지, 원주한지, 이상옥전통한지, 장지방 등 총 5개 공방을 소개합니다.

 
고궁한지 / 대성한지 / 대승한지마을 / 덕치전통한지 / 문경전통한지 / 성일한지 / 신풍한지 / 신현세전통한지 / 안동한지 / 용인한지 / 원주전통한지 / 원주한지 / 이상옥전통한지 장지방 / 전주전통한지원 / 천양피앤비 / 천일한지 / 청송전통한지 / 청웅전통한지
 

한결 같은 단단함, 이상옥 전통 한지

 
함양군 일대는 사찰이 밀집되어 있어 예로부터 불경‧불화용 화선지와 창호지, 벽지 등의 수요가 높았습니다. 자연스럽게 한지 공방들이 모여 있을 수밖에 없었죠. 물론 시대가 바뀌며 공방들은 하나둘 문을 닫았지만, 고집스럽게 제 자리를 지킨 곳들도 있습니다. 이상옥 전통 한지가 대표적입니다. 닥나무와 닥풀을 직접 재배해 사용하는 이상옥 한지장은 아들에게 기술을 전수하며 4대째 우리 문화를 계승할 준비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한지 외길 인생을 걷고 있는 이상옥 한지장과 그의 아내 윤공임 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가업을 이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이 동네에 한지를 만드는 공장이 꽤 있었어요. 집집마다 닥을 생산하고 종이를 못 뜨면 품앗이를 했죠. 생활을 영위하기에 꽤 고된 일이긴 했습니다. 보리밥에 감자로 근근이 연명했죠.

 
언제부터 한지를 만들기 시작했나요?
저(윤공임)는 엄마 뱃속에서부터?(웃음) 제 고향이 전라도 산내인데 그곳도 한지 공방이 많았어요. 아주 어렸을 때는 주로 심부름을 했고 초등학교 졸업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한지를 만들었어요. 우리 아들도 하교 후에는 줄곧 우리 일을 하곤 했죠.

한지가 잘 팔릴 때도 있었죠?
그럼요. 30년쯤 전에는 없어서 못 팔았죠. 부산 국제시장이나 진주로도 나갔죠. 소싯적에는 부산을 자주 왕래했는데 종이를 팔러 가기도 했지만, 닥나무 원료를 얻으러 가기도 했어요. 나일론 소재로 다 대체되었지만, 예전에는 소위 마닐라 삼이라고 부르는 소재로 뱃줄을 만들었어요. 이걸 얻어다 조금씩 풀어서 종이를 만드는 데 쓴 것이죠. 마닐라 삼을 구하기 어려워진 이후로는 주변의 닥을 모아 긁어 구했어요. 당시만 해도 집집마다 논두렁, 밭두렁에 다 키웠거든요.


 

©최형락

요즘은 좀 어떤가요?
아무래도 요즘은 서울로 많이 가죠. 인사동, 동국대, 홍대. 사찰에도 조금 판매를 하고요. 김수로 왕릉에 일 년에 두 번 정도 제를 지내는 데 그 때도 저희 종이를 사용합니다. 사실 이곳에서 한지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요. 농사 등 이것저것을 병행해야 합니다.
 
1년에 몇 장 정도 생산을 하세요?
만 장도 채 되지 않을 거예요.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드니까 아무래도 생산량에 한계가 있죠. 인터넷 유통망 같은 것은 이용하지 않고 수 십 년간 관계를 이어온 고객들 위주로 판매를 하니까 재고가 남을 때도 있어요. 그래도 우리 한지는 십년이 지나도 좀이 먹지 않아요. 예전에는 한지를 이용해 갑옷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죠. 아무리 수입 종이가 좋다고 해도 한지를 따라갈 수는 없죠.


 

©최형락

©최형락

©최형락

해외에 수출은 안 하시나요?
수출은 안 하는데 종종 직접 공방을 찾아와 구매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미국인도 온 적이 있었고, 독일에서도 온 적이 있어요. 가끔 구매 문의 전화도 오는데 보통 직접 와서 보고 구매를 결정하라고 안내하는 편입니다.
 
두 분 손에서 한지 제작의 고됨이 느껴집니다.
그렇죠? 마치 대패로 긁어 놓은 거 같지 않습니까? 단단히 굳은 살이 박혔죠. 이 일 자체가 굳은살이 배기지 않으면 할 수가 없어요. 발도 무척 아프고. 그래도 좋은 종이를 만들려면 감내해야 하죠.

 


©최형락
 

주소ㅣ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창원아랫길 36 (우편번호 50056)
전화ㅣ 055) 962-5880


* 이 인터뷰는 한지문화산업센터가 2019년 19개 한지 공방을 취재한 내용을 중심으로 요약·발췌·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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